2023-06-22

생사를 가르는 사유의 방식 1편

삶과 선택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라는 격언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태어남Birth와 죽음Death 사이에 어떤 선택Choice들이 있다는 의미이다. 삶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선택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가령, 버스 정류장까지 걸을 것인가, 뛸 것인가? 버스 안에 사람이 많은데 이번 버스를 탈 것인가, 다음 버스를 탈 것인가?... 매일 학교에 등교하거나 회사에 출근하는 사이에도 우리는 몇 번씩이나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떤 학교에 진학할지, 어떤 회사로 이직할지, 어떤 이성을 만나 결혼할지, 인생에는 인륜지대사가 넘쳐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선택은 무엇인지 늘 고민한다.

삶에서 중요한 상황 이해와 판단

선택에 앞서 전제되는 것이 '상황 이해 및 판단'이다. 이것은 사고/추론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사고/추론이란 어떤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판단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처한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에 대해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을 찾아가기도 하고, 죽음의 길로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각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 이해하고 행동을 하는 데는 사용하는 사유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물론 '긍정적 사고', '부정적 사고'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일상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아보면서, 우리가 우리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어떤 사고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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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역법, 귀납법, 그리고 가추법

이 추론에 세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중 두 가지가 학교에서 흔히 배우는 연역법(deduction), 귀납법(induction)이다. 연역법의 사용은 (대개 학교에서) 보편적인 규칙, 진리와 같은 무언가를 사전에 학습한 뒤, 이를 기반으로 자기 삶에 나타나는 경험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귀납법은 어떤 이슈에 대해 자신이 여러 차례 경험을 해본 결과 '이 이슈는 이렇게 처리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와 같다.

마지막은 가추법(abduction)이다. 이 단어를 처음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유의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가추법은 우리가 낯선 현상과 문제를 마주하고, 이를 어떻게 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설명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 나타난다. 이제는 고전이 된 예시도 있다. 셜록 홈스가 자신을 찾아온 어떤 여성을 보자마자 대뜸, '당신은 타자수(Typist) 요' 라며 직업을 맞추는 장면을 떠올려 볼 수 있을까? 셜록 홈스는 '여성의 소매가 닳은 현상'을 살피고, '타자를 많이 치면 반들반들해진다'는 기존의 지식 및 경험을 활용하여, 그녀의 직업을 추론하는 이야기는 가추법이 활용된 전형적인 사례이다.

가추법이야 말로 각 개인의 생애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낯선 문제들을 잘 해결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사고법이다. 이 가추법이 어떻게 해서 개인의 삶에 중요하다는 것일까? 그 답변을 하기 전에, 우리에게 익숙한 연역법과 귀납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2편에서 계속)